업데이트 날짜 : 2024-06-06
로스팅 정도에 따른 향미의 차이를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체리 상태의 커피 열매를 수확하여 가공 단계를 거치면 푸른 빛이 감도는 생두(green bean)가 됩니다. 이러한 커피 생두에서는 풋풋한 냄새와 여타 곡물에서 맡을 수 있는 유사한 냄새 외에 어떤 특별한 향미가 나지 않습니다. 로스터의 손을 거쳐 뜨거운 열로 가공한 뒤에 비로소 다양한 향미를 가진 커피의 매력이 한껏 발산됩니다.

1. 라이트 로스팅(Light Roasting, 약볶음, 약배전)
초록초록하던 커피 생두는 200℃ 전후로 설정된 로스터기에 투입되면서 우리가 마시는 커피 원두로 볶여지기 시작합니다. 뜨거운 열로 생두 속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점점 노랗게 변해갑니다. 이렇게 옐로포인트(yellow point)를 지나가면 점점 갈변되기 시작합니다. 생두의 조직은 여전히 단단하고 주름도 다 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풋내가 나던 생두에서 단향이 시작되다가 신향으로 넘어갑니다.
이 단계를 크게 라이트 로스팅이라고 하며 세포 조직이 부풀어 올라 터지기 직전 까지의 단계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라이트~시나몬”이라고도 하고, SCA 분류법에 따르면 아그트론 넘버 #95~#85에 해당하는 Very Lighy~Light 라고 합니다. 향미는 강한 신맛에 곡류의 느낌이며, 계피와 같은 향신료향이 발산됩니다. 참고로 아그트론 넘버는 숫자가 클수록 색깔이 옅고 볶음 단계도 낮습니다.
이 구간은 소수의 로스터들 사이에서 실험적으로 진행되며, 대중적으로 수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차의 개념으로 추출하기도 하며, 고온의 물과 고운 분쇄도로 오래 추출하여야 커피 성분을 제대로 뽑아낼 수 있습니다.
2. 미디엄 로스팅(Medium Roasting, 중볶음, 중배전)

미디엄 로스팅 단계입니다. 가장 대중적인 구간이며, 스페셜티 드립커피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면 됩니다. 커피 생두의 조직이 폭발적으로 벌어지는 1차 크랙(crack, pop)이 시작되었다가 잠시 휴지기를 거쳐 다시 2차 크랙이 시작되기 직전 까지가 해당됩니다.
“미디엄~하이~시티” 구간이며, 아그트론 넘버는 #75~#65~#55에 Moderately Light~Light Medium~Medium입니다. 향미의 특성은 화사한 산미와 품종별 개성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산미가 낮아지며 꽃향과 꿀 같은 단향이 올라옵니다. 볶은 커피의 전형적인 향미와 달콤쌉쌀함으로 마무리 됩니다. 스페셜티 커피에서 구현하고 싶은 대부분의 뉘앙스가 발현되는 구간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로스터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핵심 구간이며, 대다수 커피인들이 좋아하는 커피의 뉘앙스를 맛볼 수 있는 구간입니다. 대부분의 로스터들은 #55 구간 전후로 커피의 캐릭터를 완성하며, 모든 커피브루잉, 핸드드립 레시피도 이 구간의 원두 컨디션을 근거로 맞추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3. 다크 로스팅(Dark Roasting, 강볶음, 강배전)

마지막으로 다크 로스팅 단계입니다. 카페에서 사용되는 에스프레소 원두의 대부분이 이 단계의 초반부 로스팅으로 마무리됩니다. 종종 미디엄 로스팅의 마지막 구간으로 마무리한 로스팅 포인트를 가져가는 곳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풀시티~프렌치~이탈리안” 구간이며, 아크트론 넘버 #45~#35~#25에 Moderately Dark~Dark~Very Dark입니다. 향미의 특성은 전형적인 스타벅스 커피로 톡쏘는 코코아와 담배향이 느껴집니다. 달콤쌉쌀함에 숯향도 나고 오일 성분이 올라옵니다. 짙은 스모키향의 커피 향미입니다.
생두의 퀄리티가 좋아지고, 에스프레소 원두에서도 산미를 구현하는 추세와 더불어 #45 이상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원두의 컨디션이 급속도로 변화되고 화재의 위험도 내포하고 있어서, 오히려 로스터의 숙련된 기술이 더욱 필요한 구간입니다. 순간적으로 향미 변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그만큼 로스터의 숙련도가 더욱 요구됩니다.
커피는 원두의 볶음 정도에 따라 향미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강하게 볶던 데에서 점차 정도를 낮추는 추세입니다. 커피의 다양한 향미와 캐릭터를 경험할 수 있는 미디엄 로스팅 전후의 원두커피로 커피의 풍성한 매력에 빠져보세요.
함께 보면 도움 되는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