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날짜 :2024-06-08
커피가공 세번째 시간으로 허니프로세싱 가공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허니 프로세싱으로 가공된 생두는 색상 별로 블랙허니, 레드허니, 옐로허니라고 부릅니다. 파치먼트의 색상은 생두 가공 시 남겨진 과육의 양에 따라 정해집니다.
똑같은 생두라도 블랙 허니로 가공하면 내추럴의 뉘앙스가 강해지고, 옐로 허니로 가공되면 워시드의 뉘앙스가 강해집니다. 농부의 마음과 커피 매니아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은 허니 프로세싱, 같이 찾아가 봅시다.
1. 허니프로세싱 Honey Processing 스토리
![허니프로세싱, 블랙허니,레드허니,옐로허니 [커피가공#3] 1 허니프로세싱의 기본과정, 수확한 체리를 가볍게 세척하여 과육을 벗겨낸다.](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image-4.jpeg)
똑같은 생두도 파치먼트의 색상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를 안겨준 허니프로세싱. 커피 매니아의 취향과 농부의 주머니를 동시에 만족시킨 발상의 전환입니다. 허니 프로세싱은 브라질에서 시행되던 반건식 가공법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Pulped Natural Processing)의 가공 방법을 응용한 공법입니다.
사실 브라질의 펄프드 내추럴 공법은, 내추럴 공법의 단점을 보완하여 시간과 노력을 줄인 진보된 방식으로써, 농가의 생산성과 소득을 높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법을 중남미의 국가들이 도입하여 더 발전시켰습니다. 약간 변형하여 진보시킨 공법도 허니 프로세싱으로 명명하고, 생산한 파치먼트도 색상 별로 구분하여 세분화 마케팅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소작농이던 여타 국가의 농부들에게 큰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봐도 가공 방식에서 부터 파치먼트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허니 프로세싱! 이름 하나로 그저 과육을 벗겨내는(Pulped) 공법이 꿀을 떨어뜨리는 Honey 공법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꿀이 떨어지던 떨어지지 않던 상관이 없습니다. 공법의 이름 자체가 찰떡입니다. 우리도 맛이 좋으면 “꿀맛이다”라고 표현하지 않습니까? 커피 테이스팅에서도 꿀(honey)은 향기로운 단맛을 표현하는 아주 긍정적인 표현입니다.
게다가 허니 프로세싱을 거친 생두는 같은 생두 임에도 색상 별로 캐릭터와 뉘앙스가 미묘하게 달랐습니다. 내추럴 부터 워시드 까지, 한 마디로 대박!
2. 허니 프로세싱의 컬러 블랙, 레드, 옐로
![허니프로세싱, 블랙허니,레드허니,옐로허니 [커피가공#3] 2 허니프로세싱으로 가공된 파치먼트, 왼쪽부터 블랙허니, 레드허니, 옐로허니](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허니프로세싱-블랙-레드-옐로-1-1024x683.jpg)
허니 프로세싱은 브라질의 반건식 가공법인 펄프드 내추럴 공법과 거의 동일합니다. 농부들이 수확한 커피 체리는 가벼운 물 세척을 거쳐 펄핑기에서 과육이 벗겨집니다. 그런데 허니 프로세싱에서 주목한 것은, 체리가 벗겨져 점액질과 과육으로 범벅이 된 파치먼트 상태입니다. 건조장으로 넘겨지기 전, 파치먼트에 남겨진 과육과 점액질의 양입니다.
과육과 점액질이 뒤범벅인 파치먼트가 건조되면, 좌측의 블랙 허니가 됩니다. 과육과 점액질이 적당히 남아있으면, 건조되어 중간의 레드 허니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점액질과 과육을 상당량 제거한 후 건조되면, 우측의 옐로 허니가 됩니다. 그리고 과육과 점액질의 양이 많았던 블랙 허니는 내추럴 커피의 뉘앙스를 갖고, 점액질과 과육의 양이 적었던 옐로 허니는 워시드 커피의 뉘앙스를 갖고, 중간인 레드 허니는 중간자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공법의 명칭에 주목하였고, 그 작은 각각의 허니가 주는 뉘앙스 차이에 열광하였습니다. 한마디로 허니 프로세싱은 농부들에게는 경제적 여유를, 매니아들에게는 선택의 기쁨을 안겨 주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공급자와 구매자 모두에게 완전한 윈윈-승승이 되었습니다.
3. 허니 프로세싱의 승자는 코스타리카
![허니프로세싱, 블랙허니,레드허니,옐로허니 [커피가공#3] 3 허니프로세싱으로 가공된 파치먼트를 들어올려 확인하고 있다.](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허니프로세싱으로-가공된-파치먼트를-들어올려-확인하고-있다-1024x683.jpg)
코스타리카는 국도 면적도 작고, 커피 경작지도 작아서, 커피 산업에서도 다른 생산국에 비하여 경쟁력도 부족하고 영세함도 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작고 영세하던 소작농들은 자기들의 작음을 마이크로랏 개념으로 업그레이드시켜 장점으로 바꾸었습니다.
코스타리가 농장은 작음으로 인하여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작음으로 인하여 변신에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작음이란 단점에 허니 프로세싱을 적용하고, 그 작음을 마이크로랏 단위 경작으로 품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타라주 커피 하나 외에는 따로 브랜딩하기가 애매하던 코스타리카의 커피 산업에서 스페셜티 커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작은 거인이 되었습니다. 소농가가 자체적으로 정제하는 마이크로 밀로 인하여 생두의 품질이 극적으로 향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은 코스타리카 커피 농장의 프라이드가 되어, 자신감을 갖고 실명제 경영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마이크로랏 방식의 생산자는 커피의 명칭에 농장명(농장주)을 실명제 기재함으로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제 마이크로랏, 허니프로세싱은 코스타리카 커피의 상징에 그치지 않고, 코스타리카 커피 산업을 주도하는 본류가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허니 프로세싱 커피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 코스타리카 핀카 피에드라 알타 블랙 허니 SHB
- 커핑 노트 : 레드 베리의 뉘앙스, 오렌지의 달콤한 산미, 구운 아몬드와 초콜릿의 고소한 바디
- 코스타리카 로스 세드로스 레드 허니 SHB
- 커핑 노트 : 오렌지의 달콤한 산미, 군밤과 캐슈넛의 고소함, 라운드하고 밸런스가 좋음
- 코스타리카 돈 마요 엘 베네피시오 옐로 허니 SHB
- 커핑 노트 : 청사과의 상큼함, 감귤계의 달콤한 산미, 볶은 아몬드의 고소함
이상으로 가장 꿀 떨어지는 허니 프로세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반습식 가공인 세미 워시드 프로세싱(Semi Washed Processing)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KIB 커피 테이스팅 2급 수강 자
- 히포 커피빈 서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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