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좋은 사람들 모여라, 커피사랑방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한 분야에서 10년을 몸 담으면 전문가 소리를 들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난 커피 복지 분야에서 10년 이상을 몸담고 있는데 그에 걸맞는 소양을 갖추고 있는지 돌아보는 마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 커피사랑방에서 교학상장(敎學相長)을 꿈꾸다
![커피가 좋은 사람들 모여라 [커피사랑방#1] 1 커피가 좋은 사람들 커피사랑방 모집 안내문](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커피사랑방.jpg)
은퇴를 영어로 리타이어(retire)라고 합니다. 어떤 분이 이것을 두고 은퇴는 퇴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re-) 타이어(tire)를 갈아 끼우고 새 출발하는 것이라고 해석하였습니다. 정년 퇴임을 앞두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이 흔들리고 무력감을 호소한다고 하는데, 저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 중에 커피사랑방 모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나의 재능을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남을 계획하였습니다. 그렇게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된 모임인데, 그런 한 시간 반 짜리 모임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커피 공부도 다시 하게 되고,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일상이 되어 귀한 줄 몰랐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신선한 선물이 됨을 보게 됩니다. 회원들의 기대에 찬 눈빛과 기다림에 저 자신도 더 분발하게 되고, 배움과 가르침이 서로를 성장시킨다는 교학상장의 교훈을 체득합니다.
첨부한 포스터는 연초에 게시했던 커피 부르링 사랑방 모집 안내문 입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커피 한 잔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2. 기본기 위에 나만의 레시피를 올려놓자
![커피가 좋은 사람들 모여라 [커피사랑방#1] 2 커피사랑방 회원들이 갖고 있던 기존 추출도구](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커피사랑방-회원-추출도구.jpg)
커피 브루잉 사랑방 모임을 이루기에 앞서 참여하시려는 분들이 각자 집에 모셔둔 추출 도구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단톡방으로 보내주신 사진과 내용들을 정리하여 모임의 방향성을 구상해 봅니다. 그동안 원두커피를 나름 내려드셨던 관계로, 다들 홈카페 바리스타로서의 기본 도구는 갖추고들 계시는군요.
커피사랑방 참여를 위해 지인으로 부터 추출 도구를 빌려온 분도 있으시고… 원래는 집에 있는 도구로 커피를 더 맛있게 내려보자는 것이 목표였었는데, 첫 모임에서 그 동안의 서사를 들어보니 기본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준비한 도구를 활용하여 과테말라 안티구아 SHB 워시드를 내려드리고 오리엔테이션을 하였습니다. 커피추출을 맛있게 하는 5가지 변수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 변수를 기반으로 정성드려 커피 한 잔을 내려 드렸습니다. 그동안 홈카페에서 본인이 내려 드시던 커피, 별다방이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는 확연하게 다른 뉘앙스의 커피만 드시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족하지만 제가 내려드린 커피 한 잔을 드셔보시고, 그 커피 맛에 반한 회원님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동일했습니다. “저희들도 선생님 처럼 내려보고 싶습니다.” 모든 분들이 커피 한 잔으로 대동 단결하여 그 즉시 공통의 기구와 공통의 추출법으로 커피브루잉을 다시 배워보자는 것으로 의견 통일안 제출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너무도 순조롭게 교육적인 분위기로 커피사랑방 환경이 전환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닌데 말입니다. 테츠 카스야(2016년 월드브루어스컵 챔피언)의 4대6 레시피를 기본으로, 기본적인 추출 장비를 공구하여 본격적으로 새로 배우기로 하였습니다. 하리오V60 드리퍼, 전자저울, 온도계 기본에 선택사양으로 드립포트와 드립서버 까지 동일한 사양을 갖추어 통일성있게 커피사랑방을 진행하기로.
기본기를 갖추면 응용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마련입니다. 커피 추출의 기본 원리를 터득하게 되면, 커피 원두의 컨디션이나 추출 도구의 종류에 상관 없이 추출 변수를 조절할 수 있게 되고, 나만의 레시피를 적용하여 원두 커피를 맛있게 내릴 수 있게 됩니다.
커피벨트에 포진하여 있는 커피 생산국을 한 번씩 순례만 해도 기본기는 몸에 배이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로스팅 포인트 조절한 커피를 사용하면, 같은 산지의 같은 커피를 가지고도 전혀 색다른 뉘앙스로 또 한 번 순례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3. 커피가 좋은 사람들을 위해 블로그 시작합니다
![커피가 좋은 사람들 모여라 [커피사랑방#1] 3 커피사랑방 회원들의 이론적 배경을 놓아주기 위해 아이노커피 블로그를 개설합니다..](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커피사랑방-블로그.jpg)
추출의 차이에 따른 향미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커피 추출의 원리를 이해하고 더듬어 찾아가는 것은, 오지에 조난 당한 사람이 나침반을 갖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분명한 방향과 목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잠시 흔들려도 곧바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커피 브루잉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방 회원들의 이론적 기본 지식을 놓아드리기 위해 블로그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단톡으로 알려드리기에는 내용도 너무 많고 연속성도 없을 것 같았고, 비슷한 시행착오를 반복해서 말해주는 것도 비효율적입니다.
커피사랑방 회원들에게 아이노커피 블로그를 통하여, 너무 딱딱하지 않게 왜 그렇게 하는지를 쉽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더 전문적인 내용을 알고 싶은 분에게는, 그 길을 제시하고 있는 보다 전문적인 자료들을 제공하는 곳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어디서나 얻을 수 있는 허접한 내용으로 시간을 낭비시켜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곳에서는 어떠한 부담감 없이 질문할 수 있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장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사랑방 메뉴 페이지에는 댓글 창을 열어 놓고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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