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날짜 :2024-06-06
커피가공 첫번째 시간으로 내추럴프로세싱, 건식가공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내추럴 프로세싱은 전통적 가공 방법으로써 가장 오래도록 사용되어져 왔습니다. 체리 형태로 잘 익은 커피 열매는, 건조와 탈곡 과정을 거쳐 로스팅 직전 단계인, 그린빈(green bean)이라고 하는 생두가 됩니다.
이 생두가 전문 로스터의 손을 거쳐 로스팅되면, 우리에게 익숙한 갈색의 원두커피가 되고, 인스턴트 믹스 커피도 되고, 카페의 아메리카노와 드립 커피가 되어 우리들과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1. 커피 열매 체리의 구조
![내추럴프로세싱, 건식가공법 [커피가공#1] 1 커피가공 학습을 위해 커피열매의 구조를 해부하여 설명하고 있다.](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커피체리의구조-1024x683.jpg)
커피 가공에 대해 바로 알려면, 커피 열매인 체리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커피 체리의 구조를 알아야 다양한 방식의 프로세싱으로 커피 열매를 가공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재스민 향기가 나는 하얀색 커피 꽃이 지고 나면, 초록의 커피 열매가 맺히고, 열매가 빨갛게 익으면 농부들의 손에 의해 수확됩니다. 갓 수확한 커피 체리는 수분 함량이 많아서 그냥 놔두면, 과육(pulp)이라고 하는 부분이 발효되거나 썩어서 먹을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커피 열매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수분율 11% 내외로 정제하는 단계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정제 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생두의 내과피(parchment)와 점액질을 감싸고 있는 과육입니다. 이것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냐에 따라 프로세싱 방법이 나누어지고, 커피의 향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다양한 가공 방식의 차이로 인한 생두의 가치 상승은 덤입니다.
2. 내추럴프로세싱 Natural Processing
![내추럴프로세싱, 건식가공법 [커피가공#1] 2 내추럴 프로세싱으로 커피체리를 건조하고 있는 모습](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건식법-내추럴프로세싱.jpg)
가장 먼저 다룰 커피 가공법은 내추럴 프로세싱입니다. 건식 가공이라고도 하는데, 가공 명칭으로도 알 수 있듯이, 커피 체리를 수확하여 열매 그대로 햇볕에 말리는 원초적인 가공 방식입니다.
모든 커피 산지에서 기본적으로 가공되고 있는 방식으로써, 과육이 붙어있는 체리 상태로 그대로 건조가 됩니다. 이 건조 과정은 최소 1주일 이상 소요되는데, 그 기간 동안에 발효 및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게 되며, 발효된 과육의 향미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생두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농부는 잘 익은 커피 열매를 선별하여 가볍게 물 세척을 한 뒤에 볕이 좋은 날 마당에 펼쳐 놓습니다. 고무래 비슷한 T자형 농기구를 이용하여 과발효 되거나 썩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뒤집는, 애벌 건조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아프리칸 베드(African bed)로 옮겨 건조 과정을 완료합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양이 많은 경우에는 건조 장치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과육에 있던 다양한 성분이 생두에 배이게 되고, 각종 과일의 뉘앙스, 높은 바디, 풍부한 단맛의 특성을 띄게 됩니다. 이는 내추럴 프로세싱으로 가공된 커피의 최대 장점이며, 공정이 단순하여 대량 가공도 용이하고, 무엇보다 정제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경제적 가치 면에서도 훌륭합니다. 단, 정제 과정에서 과발효와 부패로 인한 품질의 균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가공 과정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입니다.
3. 내추럴 프로세싱과 스페셜티로서의 가치
![내추럴프로세싱, 건식가공법 [커피가공#1] 3 아이노커피](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내추럴프로세싱-커피체리-1024x683.jpg)
건조가 완료된 내추럴 커피 열매는 이 상태 그대로 창고에 보관되다가 일정이 잡히면 탈곡하여 출하합니다. 우리가 추수한 쌀을 볍씨 그대로 건조하여 보관하다가 출하 시기에 맞춰 도정하여 출하는 방식과 거의 유사합니다.
이제 로스팅 직전의 내추럴 생두가 되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내추럴 커피 생두는 스페셜티 업계에서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풍부한 단맛, 개성 있는 과일의 뉘앙스에 바디 까지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품질의 균일성 확보와 발효취 문제를 반드시 선결해야 합니다.
스페셜티 품질 평가에서 감점의 원인이 되는 결점두(defect), 그 중에서도 흑두(black bean)와 발효두(sour bean)는 가장 큰 감점 요인이 됩니다. 샘플 중 한 개만 발견되어도 스페셜티에서 탈락할 수 있기 때문에, 흑두와 발효두는 선별에 특별히 주의하여야 합니다. 혹시라도 로스팅 직전에 발견하게 되었다면, 반드시 골라내야 원두에서 불쾌한 향미가 발현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에티오피 내추럴 커피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 에티오피아 아바야 게이샤 G1 내추럴
- 화학비료나 살충제 없이 유기농으로 재배합니다.
- 커핑노트 : 애프리콧의 은은한 꽃향, 베리류의 플레이버, 자두의 산미, 슈가케인의 깊은 바디와 달콤한 질감의 후미
-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아리차 G1 내추럴
- 커핑노트 : 상큼한 베리류, 풍부한 라즈베리 플레이버, 청사과와 자두의 산미, 브라운슈가와 초콜릿의 바디, 재스민차의 후미
- 에티오피아 시다마 구지 케벨레 G4 TOP 내추럴
- 아와사 호수 남부의 비옥한 고원지대(1,500~2,200m)에서 재배됩니다.
- 커핑노트 : 프루티한 플레이버, 밸런스 잡힌 감귤류의 산미, 은은한 꽃향과 고소한 견과류
이상으로 가장 기본적인 내추럴 프로세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커피 가공의 양대 산맥인 워시드 프로세싱(Washed Processing)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자료]
- KIB 커피 테이스터 2급 과정 수강 자료
- 히포빈 서플라이 커핑 노트
- 도서 커피 스터디(호리구치 지음)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