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출수율 변수조절 그리고 맛 [홈카페#3]

업데이트 날짜 : 2024-05-30

추출수율에 영향을 주는 변수조절은 향미조절을 위한 변수와 공유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 외에 몇 가지 변수가 더 있는데, 그에 따라서 추출수율은 어떻게 변화가 되는지, 무엇보다 맛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율과맛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정적인 쓴맛의 최대한 낮추고, 생두가 가진 고유한 캐릭터를 살리려는 분들에게 조그만 힌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 에스프레소는 메뉴의 베이스가 되는 재료이기 때문에 추출수율이 중요하다.

1. 수율과 추출수율 계산하기

커피 업계의 종사자들이 말하는 수율이란, 커피의 전체 성분 중에서 물로 추출된 커피 성분의 비율입니다. 이렇게 물에 녹아있는 커피 성분의 비율은 TDS 측정기를 사용하여 찾아냅니다. TDS란 Total Dissolved Solid의 약자로써 총용존 고형분의 양, 즉 농도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에서 다음 두 가지 개념이 나옵니다.

  • 과소추출 : 커피의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게 추출된 경우
  • 과다추출 : 커피의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이 추출된 경우

세계스페셜티커피협회(SCA) 기준 추출수율 계산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TDS × 추출된 커피의 양) ÷ 100 = 추출된 커피 성분의 양
  • (추출된 커피 성분의 양 ÷ 사용한 커피의 양) × 100 = 수율(%)
  • 수율(%) = (추출된 커피의 양 × TDS) ÷ 사용한 커피의 양

TDS 측정기는 아주 미세한 부분에도 영향을 받는 정밀 기계에 속합니다. 그러므로 커피 추출에 사용했던 동일한 물로 영점을 잡아야 오차가 발생하지 않게 됩니다.

2. 적정 수율과 변수를 통해 수율 조절하기

SCA에서 제시하는 커피 브루잉 컨트롤 차트 그래프 데이터

세계스페셜티커피협회(SCA)는 Classic Coffee Brewing Chart를 발표했는데, 여기서 가장 이상적인 추출수율 구간은 중심부의 짙은 노란색 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에 기초하여 에스프레소의 적정수율은 18~22%, 브루잉커피의 적정수율은 14~16% 구간이 되었고, 현재는 기준 적정수율에서 약 2% 하향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정 수율이 최고의 맛과 정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의 성분을 최대한으로 뽑아냈다는 뜻이지 커피의 맛을 최적화했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커피의 맛은 수율이 아니라 고유의 향미로 판단해야 맞습니다. 즉, 추출수율 데이터와 차이가 있더라도 원두의 고유한 장점을 살린 추출이 가장 맛있는 커피가 됩니다.

3. 수율을 조절하는 추가적인 방법

커피브루잉의 추출수율을 높이기 위해서 막대로 저어주고 있다.

우리는 홈카페#2 글에서 핸드드립 기본공식 2-7-4-2에 입각한 두 가지 추출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각각의 변수 사용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함께 근무하는 향기나무 커피랩 직원들과의 스터디를 통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온도와 더 고운 분쇄도를 사용했을 때, 더 진한 농도의 커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수율은 선호되는 커피의 맛과는 갭이 있다는 것도 관능평가로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어서 수율을 조절하는 추가적인 방법 한 가지를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번 챕터의 참고 그림에서 눈치를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추출수율을 높여주는 또 다른 하나는 교반작업입니다. 교반(stirring)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물과 커피를 잘 섞이게 하여 일관성 있는 추출을 돕습니다.
  • 추출에서 소외되는 커피가 없도록 만들어 줍니다.
  • 세게 저으면 추출의 효율이 높아집니다.
  • 반대로 약하게 저으면 수율이 낮아집니다.

위에서 제시한 그림은 사이폰 추출에서의 교반이지만, 클레버드리퍼에서도 사용하고, 하리오드리퍼, 칼리타드리퍼, 케멕스 추출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어주는 방식은 추출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스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구를 들어 흔드는 스월링(swirling)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번 거치한 드리퍼에 어떠한 외부 충격을 가하면 안되는, 커피포트의 주둥이라도 부딪치면 큰 일이 날줄아는, 오직 물줄기의 섬세함으로만 승부하는 정드립이나 점드립 커피세대에게는 하나의 문화충격일 수도 있겠습니다.

요즘은 최고의 맛만 낼 수 있다면 무엇을 해도 받아들여지는 시대 분위기로 보입니다. 설령 조금은 우스꽝스러워도 주관이 분명한 나만의 드립세상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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