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커피 기준, 브루잉 기초 이론 [TK#2]

업데이트 날짜 : 2024-06-20

브루잉 기초를 배우는 시간입니다. 좋은 커피에 대한 기준과 브루잉 기초 이론을 다루고,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필수 지식 등에 대하여 배웁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요약하고, 제가 새롭게 배운 내용과 인상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1. 좋은 커피 기준은 주관적 느낌이 중요하다

좋은 커피 찾는 커핑 테스트 모습

‘좋은 커피’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나는 좋은 커피는 없다고 말하고 싶은데, 왜냐하면 좋은 커피의 기준은 해마다 다르고, 늘 변하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제가 2016년도에 치뤄진 월드 브루어스 컵에서 심사 위원들에게 제공했던 커피와 지금의 커피는 완전히 다름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커피는 매우 주관적인 개념으로써, 제게 가장 좋은 커피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다 마시고 나서 또 마시고 싶은 커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커피는 쓰거나 떫은 부정적인 맛이 없습니다.

대신 클린하고, 복합적인 향미가 있고, 단맛과 산미의 밸런스가 잡혀있고, 여운이 긴 커피입니다. 쉽게 말해서 커피 한 모금을 마셨을 때, 또 마시고 싶은 커피가 좋은 커피란 뜻입니다.

이상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커피, 좋은 커피의 기준이지만, 커피를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무엇이 좋은 커피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좋은 커피를 말로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을 목표로 삼을 때, 좋은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좋은 커피는 정의하기가 복잡하고 난해하지만, 커피의 나쁜 맛은 쓰거나 떫은 맛으로 비교적 쉽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떫은 맛은 종종 드라이(dry), 허쉬(harsh) 단어로 표현하는데, 드라이는 목 넘김 뒤에 남는 나쁜 느낌을, 허쉬는 혀에 남는 언짢은 느낌을 말합니다.

쓴맛에 대해서는 조금 미묘한 것이 있습니다. 쓴맛은 로스팅 과정이나 브루잉 과정에서 발견되는 데, 로스팅의 쓴맛은 다크 로스팅의 경우처럼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브루잉에서의 쓴맛은 거칠거나 자극적인 맛으로써 좋지 않습니다.

또 하나, 부정적인 맛으로 신맛(sour)을 들 수 있는데요, 스페셜티에서 발현되는 산미(acidity)와는 구별해야 합니다. 이것을 서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지만, 핵심은 단맛의 유무일 것입니다. 단맛이 밸런스를 잡아주는 산미는 스페셜티의 좋은 개성으로 다가오지만, 그것이 없는 신맛은 그저 부정적인 신맛일 뿐입니다.

커피의 부정적인 신맛은 로스팅 포인트를 잘못 잡았거나, 추출을 잘못했거나, 원두가 오래 된 원인일 수 있습니다. 커피의 부정적인 맛들은 생두로 부터 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다만, 바리스타가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부르잉으로 부터 나오는 쓴맛이나 떫은 맛입니다.

좋은 커피를 논하면서 부정적인 맛들을 거론하는 것은, 부정적인 맛에 대한 이해가 좋은 커피를 만드는 핵심 포인트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해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과 커피를 나누면서 몸으로 체득해야 합니다. 좋은 커피를 많이 마셔보고 나의 기준을 높여야 합니다.

나의 지론은 내가 마셔보지 못한 커피는 절대로 내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많이 경험해 보고, 좋은 커피에 대한 나의 기준을 높여야 합니다. 좋은 커피에 대한 나의 기준이 높아지는 만큼 좋은 바리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에서 좋은 커피에 대한 기준을 잡으려면, 부정적인 맛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란 것을 배웠습니다. 떫은 맛에 대한 표현과 쓴맛도 부정적인 것만 있지 않다는 것, 무엇보다 부정적인 신맛(sour)과 스페셜티의 개성인 긍정적인 산미(acidity) 사이에 있는 단맛을 이해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입니다. 앞으로 부정적인 신맛과 긍정적인 산미를 명확히 구분하여 사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브루잉을 위한 기초 이론

브루잉 기초 설명을 위한 추출 구간 표시

위의 그림은 선생님의 강의에서 다룬 커피 추출에 대한 이론 설명을 토대로 제가 그려본 것입니다.

그림에서 그라데이션 처리된 갈색 바는 커피 성분을 표시합니다. 커피는 가장 먼저 산미가 추출되고, 다음에 단맛이 추출됩니다. 그리고 맨 나중에 쓴맛과 부정적인 향미들이 추출됩니다. 커피에서 부정적인 맛이 난다면, 대부분 나쁜 구간 까지 추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커피에서 쓴맛, 약간의 떫은 맛, 건조함이 느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맛이 나오기 전, 나쁜 구간이 시작되기 전에 추출을 끝내야 합니다. 바리스타는 커피가 어떤 맛이 추출되고 있는지 상상하며 추출되는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분쇄도 입자가 곱다면, 커피 성분이 추출되는 속도는 매우 빨라집니다. 마치 20초 만에 커피의 좋은 성분이 다 추출되는 에스프레소처럼 되겠지요. 그러나 필터를 사용하는 일반 커피 브루잉에서는 2~3분 동안에 추출이 이루어지는 거친 분쇄도를 사용합니다. 커피 성분을 천천히 추출해 내기 위해서죠.

그러면 너무 느리게 추출이 이루어져 A에서 추출이 끝났다면 어떻게 될까요? 커피는 산미(acidic)가 지나쳐 신맛(sour)이 나게 됩니다. 분쇄도가 적절하여 B에서 추출이 끝나면, 단맛이 적절하게 추출이 되어 산미와 단맛의 밸런스가 좋아지게 됩니다.

분쇄도가 너무 고와서 C에서 추출이 끝났다면, 커피에서 쓴맛이 날 것입니다. 밸런스가 좋지 못한 커피가 되는 것이지요. 커피는 시고, 단맛은 부족하고, 쓴맛만 느껴지는 나쁜 커피가 되는 것입니다. 쓴맛의 추출은 아주 강력하여 앞 부분의 좋은 성분인 산미와 단맛을 모두 덮어버리고도 남습니다.

커피의 맛은 이런 식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커피의 맛을 변하게 하는 성분 추출 속도의 조절은 분쇄도로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주 다양한 요소가 있습니다.

그 중에 물 온도가 있습니다. 높은 온도의 물을 사용하면 추출 속도는 빨라집니다. 낮은 온도의 물을 사용하면 반대의 경우가 되겠지요. 상온의 물로 추출하는 콜드브루의 경우 추출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한 나절의 추출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 외에도 요소들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커피 성분 추출 변수 정리 테이블

여기서 에이징된 커피를 내리는 팁을 알아보겠습니다. 기간이 오래되어 묵은 커피의 부르잉에 있어서, 적절한 분쇄도와 적당한 온도를 사용했을지라도, 신맛이 지나친 경우가 있습니다. 에이징된 커피의 특성 상, 성분 추출이 느려진 경우인데요, 이럴 때는 추출을 빠르게 하는 요소들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커피의 좋은 성분을 많이 추출해야 합니다.

바리스타는 이상의 기초 이론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테크닉은 우리에게 필요한 최소의 기술일 뿐입니다.

커피 성분 추출 이론은 바리스타가 꼭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으로 보입니다. 맛있는 원두를 구입해서 내려먹다가 보면 나날이 향미가 변해가는 원두로 인해 고민이 깊어졌는데, 이것을 반드시 적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묵은 커피를 고민없이 화장실이나 신발장 방향제 역할로 넘기던 것을 멈춰야겠습니다. 막연히 원두를 조금 더 사용하고, 짧게 추출하고, 가수하여 마시곤 했었는데, 앞으로 새로 배운 대로 해야겠습니다. 나와 궁합이 잘 맞는 방법을 찾아 적용할 수 있도록 이번 주말에 무조건 테스트 들어갑니다.

3. 수율과 TDS 숫자가 주는 의미

이어서 추출 수율(EY)과 TDS(농도) 숫자가 주는 의미를 설명하십니다. 업계에서 제시하는 최적의 커피 수율의 범위는 18~22, TDS 범위는 1.15~1.35%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숫자일 뿐, 커피의 맛과 비례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이 범위에 들어있어도 커피 맛이 없을 수 있고, 이 범위 밖에 있어도 맛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 브루잉 기초 이론에 근거해서 많이 추출해보고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로 수율을 계산하는 방식은, TDS에 물과 원두의 사용 비율을 곱하면 됩니다. 커피 20g에 물 300g을 사용했다면 비율 1대15이고, TDS가 1.3%라면 수율은 19.5가 되겠습니다. 내가 내린 커피의 수율을 계산해 보려면 TDS 측정기가 있어야 되는데, 커피의 맛과 반드시 일치하지도 않는 수치를 알기 위하여 측정 장비까지 살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내용이 길어져서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참고 자료]

  • 언스페셜티 테츠 카스야 브루잉 클래스 교육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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