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날짜 :2024-06-12
커피가공 아홉 번째는 인도 몬순커피 황금빛의 비밀입니다. 무역선을 통해 희망봉을 돌아 유럽으로 전해진 인도 커피는 황금빛의 색상과 독특한 향취로 유럽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몬순커피로 명명된 인도커피의 개성있는 향미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1. 장기간의 항해가 전해준 뜻밖의 선물
![인도 몬순커피 황금빛의 비밀 [커피가공#9] 1 인도 몬순커피 황금빛의 비밀은 장기간의 항해가 준 뜻밖의 선물입니다. 옛날 무역선의 모습](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인도와-유럽을-잇는-범선무역.jpg)
인도에서 재배된 커피는 범선 형태의 무역선에 실려 유럽으로 보내졌습니다.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기 전이었기에, 유럽을 오고가는 모든 무역선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희망봉을 돌아가야 했습니다. 이는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길고도 고단한 항해였습니다.
이렇게 장시간에 걸쳐 인도에서 보내진 인도커피는 의도치 않게 6개월 이상 해양의 높은 습도와 열기에 노출되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범선의 창고가 인도 커피가 독특한 향미로 숙성되는 숙성고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인도를 출발할 때는 평범한 녹색이던 인도 커피가 유럽에 도착해서는 은은한 향취를 품은 황금빛 생두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유럽인들은 의도치 않은, 범선에서 인도양과 대서양의 습윤한 기후로 숙성된, 범선의 숙성 커피에 적응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후로 신속한 물류 운반이 가능한 증기선이 개발되고, 수에즈 운하까지 개통되자, 인도의 커피가 신선도를 유지한 채 유럽으로 롯켓배송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역선에서 황금빛으로 숙성된 독특한 향취에 익숙해졌던 유럽인들이 신선한 인도커피를 맛보고는 난리가 났습니다. 왜 이상한 커피를 보내는 것이냐, 황금빛 커피를 돌려달라고 클레임이 빗발쳤습니다.
2. 인도 몬순커피의 재탄생, 몬순 프로세싱(Monsooning)
![인도 몬순커피 황금빛의 비밀 [커피가공#9] 2 인도의 궁전](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인도의상징.jpg)
로켓배송된 인도커피에 대한 유럽인들의 불만은 구매량 하락으로 직결되었습니다. 이렇게 인도커피의 매출이 급감하자, 무역상과 농장주들이 즉시로 머리를 맞대고 연구실을 차렸습니다. 당장에 범선으로 운송되던 인도커피의 뉘앙스 복구에 사활을 걸고 불철주야 몰두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인도의 계절풍인 몬순기후를 활용한 가공 기술을 개발해 내었고, 그 프로세싱을 몬수닝(Monsooning)이라 이름하였습니다.
- 몬순커피가 생산되는 과정 Monsooning
- 수확한 아라비카 생두를 개방된 창고 바닥에 12~20cm 두께로 고르게 펼칩니다.
- 습윤한 인도의 기후에 4~5일 가량 노출시키고 수시로 섞어 건조합니다.
- 굵은 삼베 자루에 느슨하게 소분하여 계절풍인 몬순 바람에 노출시킵니다.
- 해충 피해에 주의하여 매주 자루를 교체하고 6~7주를 더 반복하며 기다립니다.
- 생두의 부피가 커지면서 황금빛을 띄고, 특유의 짚 내음이 발산되면 완성입니다.
- 결점두를 골라내고 포장하면 최고급 인도 몬순 말라바 커피로 출고가 됩니다.
- 말라바는 최고 등급을 의미하며 Monsooned Malabar AA로 표기합니다.
인도는 기존 아라비카 품종에 비하여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켄트종을 주로 재배합니다. 재배지는 토양이 비옥하고 강우량이 풍부한, 동부 해안과 남부 해안 지역을 따라 분포되어 있습니다.
- 인도 몬순커피의 종류
- Monsooned Malabar AA
- 스크린 No.18 생두가 90% 이상이며, 결점두 수량도 2% 이내의 최고급 생두입니다.
- Monsooned Basanally
- Monsooned Arabica Triage
- Monsooned Robusta AA
- Monsooned Robusta Triage
- BBB (Black, Browned, Bits)
- Monsooned Malabar AA
3. 열악한 물류 환경이 전해준 전화위복의 선물
![인도 몬순커피 황금빛의 비밀 [커피가공#9] 3 인도의 열악한 몬순기후로 블랜딩한 몬순 말라바 커피](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몬순기후.jpg)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섬에서 가공된 웻 헐드 프로세싱(wet Hulled Processing), 길링바사 만델링 커피에서 리뷰한 적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커피 가공에 있어 환경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적용된 길링바사가, 흙 냄새라는 부정적인 향미를 끌어안는 가공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커피의 최고 블랜딩이 된 것처럼, 인도의 몬순 말라바 커피의 탄생도 아주 유사한 상황입니다. 다른 점은 인도네시아는 습윤한 기후환경이 원인이 되었고, 인도는 장거리 물류환경이 원인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도커피도 의도치 않은 무역선에서의 숙성과정으로 짚 냄새라는 부정적일 수 있는 향미가 인도커피를 다른 산지의 커피와 구별하는 특별한 블랜딩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유니크한 인도커피만의 향미를 발현시키기 위한 프로세싱이 개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인도커피와 인도네시아커피의 독특한 향미와 뉘앙스 발현을 통해, 단점을 블랜딩하여 나만의 매력 포인트로 만드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와 역전의 스킬을 배우게 됩니다.
영국의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그의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문명은 도전(challenge)에 대해 성공적으로 응전(response)을 해야 탄생과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역사는 계속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도전과 응전의 과정 속에서 탄생과 성장을 이루기도 하고, 붕괴와 해체의 수순을 밟게도 된다는 이론입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커피 산업을 통해서 아놀드 토인비의 역사 이론을 되돌려 보게 되고, 우리 인간 개인사에도 영감이 됨을 돌아봅니다. 높은 고도에서 재배되는 커피가 일교차라는 환경적 어려움을 견뎌내면서 더욱 향기로운 스페셜티로 열매 맺히는 것처럼, 이 글을 읽는 아이노커피 독자들도 크고 작은 인생의 어려움들이 향기나는 인생으로 다듬어 주는 디딤돌들이 되기를 응원드립니다.
이상으로 대표적인 커피 프로세싱에 대하여 9가지로 알아보았습니다. 이상으로 커피 생두 프로세싱과 관련된 포스팅을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최신 정보를 찾게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내용을 업데이트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자료 업데이트와 관련해서는 포스팅 상단의 업데이트 날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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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동서식품 공식 홈페이지 커피클래스
- 도서 전광수의 커피 로스팅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자료]
- [커피가공#1] 내추럴 프로세싱 Natural Processing
- [커피가공#2] 워시드 프로세싱 Washed Processing
- [커피가공#3] 허니 프로세싱 Honey Processing
- [커피가공#4] 세미 워시드 프로세싱 Semi Washed Processing
- [커피가공#5] 웻 헐드 프로세싱 Wet Hulled Processing
- [커피가공#6]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 Anaerobic Fermentation Processing
- [커피가공#7] 디카페인 워터 프로세싱 Decaffein Water Processing
- [커피가공#8] 브라질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 Pulped Natural Proces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