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날짜 : 2024-05-25
인도네시아커피의 특징적인 향미는 묵직하고 강렬한 흑냄새로 표현되곤 했습니다. 결점으로 취급되던 흑냄새가 인도네시아 커피의 매력 포인트라니, 인도네시아 커피는 어쩌다가 이런 향미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게 되었을까요? 그 이면에는 인도네시아만의 커피 가공법, 길링바사(giling basah)가 있습니다. 오늘은 이 매력적인 동양의 커피를 최대치로 즐기는 방법을 찾아 가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커피의 향미는 길링바사에서 [커피생산국#2] 1 인도네시아커피를 농부들이 핸드픽으로 채취하는 모습](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5/핸드픽.png)
1. 인도네시아커피의 역사와 등급 기준
인도네시아 커피의 역사는 네덜란드 식민 지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7세기 후반, 네덜란드인들이 자바 섬에 아라비카 커피 나무를 들여온 것으로 인도네시아 커피는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심각한 곰팡이 병의 피해를 받게 되자,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카네포라) 종을 들여오게 되었고, 현재는 아라비카 커피 10%, 로부스타 커피 90%의 비율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커피의 향미는 길링바사에서 [커피생산국#2] 2 인도네시아커피를 생산하는 지역도](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6/인도네시아-1024x576.jpg)
대표적인 재배지역으로 린통 말델링, 술라웨시, 아체, 자바 등이 있으며, 각 지역마다 환경에 맞춘 고유한 가공방법으로 인도네시아 커피의 향미를 어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커피의 등급을 300g 당 결점두 수량으로 분류하여 G1 등급부터 G6 등급까지 나눕니다. 그러나 G4 등급 초과는 접할 일이 별로 없어서 생략하기로 합니다. 참고로, G2 생두에서 결점두를 골라내어 11개 이하로 만들면 최상급인 G1 커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 Grade 1 : 결점두 11개 이하
- Grade 2 : 결점두 12 ~ 25개
- Grade 3 : 결점두 26 ~ 44개
- Grade 4 : 결점두 45 ~ 60개
2. 인도네시아 커피의 강렬함, 만델링의 전화위복
![인도네시아커피의 향미는 길링바사에서 [커피생산국#2] 3 인도네시아커피를 길링바사 프로세싱으로 가공하는 모습](https://iknowcoffee.co.kr/wp-content/uploads/2024/05/길링바사.png)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커피는 수마트라섬의 만델링 부족이 재배하기 시작한 만델링 커피입니다. 수마트라 북부의 토바블루 호수 주변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통칭하여 만델링이라고 부르며, 길링바사라는 독특한 가공방식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커피를 대표하는 향미로 각인되었습니다. 이는 웻헐링(wet-hulling)이라는 전통방식으로 가공되는데, 이는 수확기의 우기를 감안한 길링바사 가공방식입니다.
갓 수확한 커피체리는 점액질로 감싸진 체리 형태인데, 습기가 많은 우기의 환경에서 건조가 지체되면, 발효 및 부패가 진행되어 상품성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수확한 즉시로 과육을 제거하고 몇 시간 동안 건조를 시킨 뒤, 축축한 상태에서 바로 파치먼트를 벗겨내고 천일건조를 진행합니다. 이로 인하여 생두가 주변의 향취를 끌어안고 진녹색의 만델링 생두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 향미가 인도네시아 만델링 커피를 강렬함 그 자체가 되게 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3. 인도네시아 커피의 부드러움, 가요마운틴
강렬함을 자극하는 커피가 만델링이라면, 아체 지역의 가요마운틴 커피는 워시드와 세미워시드로 가공하여 커피 본연의 깔끔한 산미와 가벼운 바디를 살렸습니다. 스페셜티급 커피가 되기에 충분한 뉘앙스입니다. 또한 술라웨시의 토라자 카로시 커피도 고산지대에서 생산된 부드러운 향미를 갖고 있습니다. 한때 사향고양이가 커피체리를 먹고 싼 배설물에서 채취한 루왁커피가 엄청난 가격에도 흥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업자들에 의한 동물학대로 채취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곧 사그라졌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만델링 커피가 워낙 임팩트가 커서 다른 커피들은 묻혔지만, 지역색을 띈 다양한 향미들을 자랑하는 커피들이 산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도네시아 커피만으로 다양한 향미를 경험할 수 있는 브루잉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참고 자료]
- 권대옥의 로스팅 커피
- 전광수의 커피 로스팅
- 커피 스터디(커피 박사 호리구치 선생님의 현장 레슨 12강 )
[함께 보면 유익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