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소발효 프로세싱, 커피와발효의 만남 [커피가공#6]

업데이트 날짜 :2024-06-10

커피가공 여섯번째는 무산소발효 프로세싱입니다. 이것은 와인을 비롯한 식품의 발효 기술에서 벤치 마킹한 커피 가공 방식입니다. 커피에 독특한 향미를 부여하기 위한 노력 끝에, 식품의 발효 기술을 커피 가공에 접목하였습니다. 그러나 너무도 선명하게 발현된 향미로 인하여 가향(加香) 논란이 있습니다.

1. 무산소발효 프로세싱 Anaerobic Fermentation Processing

무산소발효의 향미 증진을 위해 각종 과일이나 이스트를 더하는 모습

커피에서 매력적인 향미를 이끌어 내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끊임 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면서 각종 가공 방식이 등장했고 성공적인 결과물도 만들어 냈습니다. 각종 식품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세싱을 벤치 마킹하고 커피 가공에 적용하는 노력들이 이어졌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커피 열매를 무산소 상태에서 천천히 발효시켜 특별한 향미를 부여하려는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입니다. 수확한 커피 체리를 밀폐가 가능한 용기에 넣어 산소를 차단한 상대로 발효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 용기로는 스테인레스 컨테이너, 배럴, 플라스틱 드럼통, 비닐 봉투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후의 건조 과정은 일반적인 프로세싱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자료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발효의 효율성과 향미 증진을 위하여, 맥주 효모인 이스트(Yeast)를 첨가한다던가, 과일이나 향신료 같은 특정 재료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커피 체리에 딸기를 잘라 넣거나(좌측 상단 그림), 터뜨린 커피 체리에 이스트를 첨가하거나(좌측 하단 그림), 껍질과 과육을 제거한 뒤 포도(우측 상단 그림)나 오렌지(우측 하단 그림)를 첨가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일반적인 커피 가공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선명한 향미가 발현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커피에서는 전혀 발현 되지 않았던 특별하고도 친숙한 향기가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이것을 진정한 커피로 받아들여도 되는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였습니다.

향미 증진을 위하여 다른 재료를 첨가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사람이라도 확연하게 감지할 만큼 선명하고 구체적인 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원두에서 청포도의 뉘앙스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청포도 향기가 납니다. 원두에서 수박의 뉘앙스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수박 향기가 납니다.

로스팅된 원두상태에서도 느껴지며. 원두를 분쇄할 때 감지되는 분쇄향(fragrance)에서 느낄 수 있고, 커피를 추출한 아로마(aroma)에서도 느껴집니다. 일반적인 커피에서 느낄 수 없었던 낯설면서도 익숙한 프래그런스와 아로마. 이를 대하는 분들의 호불호도 감지되는 향기 만큼이나 분명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2. CM발효 프로세싱 Carbonic Maceration Processing

무산소발효프로세싱의 핵심인 발효탱크 안에 커피 체리를 넣고 발효 진행을 체크하는 모습

또다른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으로, CM발효 프로세싱이 있습니다. 이전의 무산소 발효가 체리를 물에 담궈서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이것은 용기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여 무산소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와인 발효에 사용하는 스테인레스 통에 물과 커피 체리를 담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합니다. 그러면 산소보다 무거운 이산화탄소는 바닥으로 깔리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산소는 위로 빠져나가 무산소 상태가 되는 원리입니다. 이 공법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무산소 발효보다 정제된 향미가 생두에 발현됩니다

이후의 건조 과정은 일반적인 커피의 건조 과정과 유사하게 진행됩니다.

3. 무산소 발효 공정에 사용되는 용어 정리

다양한 커피 메뉴를 즐기는 사람들의 손, 기호식품인 커피는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 이스트(Yeast) 맥주 효모를 발효 과정에 첨가합니다. 발효의 효율성이 높아지며 커피의 향미를 조정 용도로 사용합니다.
  • 더블 퍼멘테이션(Double Fermentation) 이중 발효 공법을 의미하며, 체리 상태에서 1차 발효를 진행하고, 체리의 껍질과 과육을 벗겨낸 상태에도 2차 발효를 진행합니다.
  • 써미컬(Thermical) 발효 과정 중 순간적인 열 접촉하여, 알콜 발효의 시간을 조절합니다.
  • 가향커피(Infusion) 커피 이외의 첨가물 사용하여 향기를 입힌 커피입니다. 한 때 유행했던 헤이즐럿 커피가 이에 해당됩니다. 수준급 스페셜티에서나 은은하게 발산되던 특별한 향들을 각종 향신료를 사용한 인공적인 향미로 커피인들 사이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습니다.
  • 발효커피(Fermentation) 미생물과 환경 등을 제어하여 발효 과정을 추가한 커피입니다.
  • 배럴 에이지드(Barrel Aged) 와인과 위스키 오크통을 활용하여 숙성시키는 발효를 의미합니다.
  • 와일드 이스트(Wild Yeast) 체리의 자연 효모를 말합니다. 용도는 맥주 효모인 이스트와 유사합니다.
  • ASD(Anaerobic Slow Dry) 무산소 발효 뒤에 건조 베드에서 서서히 숙성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 무산소 발효 공정의 다양성으로 건조에 있어 내추럴, 워시드, 허니 기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상으로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커피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일환으로 발효 공법을 적용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커피의 긍정적인 면이 활성화 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윤리적으로 허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곤란할 것입니다. 소위 먹는 것에 장난 친다는 비판을 받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급한 생두에 인공적 향미를 추가한 것을, 커피 생두 자체에서 발현된 것처럼 속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가공된 커피라면 가향 커피로 표기하고 파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디카페인 원터 프로세싱(Decaffein Water Processing)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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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KIB 커피테이스팅 1급 과정 수강 자료
  • 유튜브 Cafe Imports 채널 동영상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