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최낙언의 커피공부

최낙언의 커피공부, 무엇이 커피를 특별하게 하는가 도서리뷰입니다. 커피와 관련된 지식을 얻고자 구글링하다 우연히 알게된 최낙언 작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주)편한식품정보의 대표로서 왕성한 연구와 저작 활동을 하고 계신 귀한 분입니다. 제가 이 분을 귀하다고 표현한 이유는 직접 운영하시는 자료보관소 SeeHint.com을 방문해 보시면 바로 알게 됩니다. 그러면 도서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최낙언의 커피공부

1. 머리말, 출간 배경과 프리뷰

최낙언의 커피공부는 예문당에서 2024년 2월 23일에 발행한 커피관련 최신간 도서입니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커피와의 인연이 2013년에 출간한 ‘Flavor, 맛이란 무엇인가’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우리나라의 커피산업이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하였지만, 이론적인 뒷받침이 부족하여 국제무대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던 차에, 커피 향미를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이론들을 정리하여 출간하기에 이르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이 책은 480쪽에 이르는 적지않은 분량과 전공도서와 같이 깊은 내용으로 쉽게 읽혀지지는 않았습니다. 각종 화학식과 알기 어려운 기호들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밑줄을 그어가며 읽어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커피 지식에 이론적 배경을 놓아줄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들이 빼곡하여, 커피 생두부터 로스팅과 추출까지 전 분야에 걸쳐 깊은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본 도서는 크게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적인 내용을 훑어보겠습니다. 내용 요약에서 저 개인의 생각이 뒤섞이지 않도록 저자의 단정적인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더 자세한 세부적인 내용들은 도서를 구매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 생두의 성분, 재배에서 가공까지

한 잔의 커피에 들어있는 성분은 의외로 아주 적습니다. 98% 이상을 차지하는 물에 약 1.2% 정도의 커피 성분이 녹아있고, 그 중에 커피를 다른 식품과 구분해주는 성분은 0.5%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특별한 성분은 0.1%도 되지 않는 향기 성분입니다. 이러한 커피만의 향미를 온전히 알기 위해서는, 향미의 잠재력을 축적하는 과정인 재배와 생두 가공, 그 향미를 폭발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인 원두 로스팅, 마지막으로 그 향미를 추출하는 과정까지 알아야 한다고 설명해 줍니다.

작가는 맛을 설명하면서, “미각은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고, 후각은 다양하지만 흔들리기 쉽다.”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커피의 향미는 그것을 대하는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기에, 그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농도와 맥락에 따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3. 로스팅의 화학, 생두를 원두로

생두는 커피 체리의 속씨로써, 그 자체로는 특별한 맛이나 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세포벽이 단단하며, 클로로젠산이 다른 식물보다 많고, 카페인 성분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커피 생두만의 잠재력인데, 로스팅과 만나면 고온에서 순간적으로 폭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폭발력은 생두의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기에 적절한 가열과 적절한 타이밍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구체적으로 로스팅 과정에서의 화력, 드럼 속도, 공기 흐름을 생두의 특성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언급합니다. 로스팅되고 있는 원두의 향미는 로스팅 단계별로 끊임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며 되돌려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에 반응하는 생두의 잠재력 파악이 선행되면, 로스터의 감각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로스팅에서 보다 일관성있는 데이터 로스팅이 가능하게 됨을 말하고 있습니다.

4. 추출의 물리학, 커피 한 잔의 완성

커피의 향은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런데 그 향은 대부분 휘발성이고, 상당한 친유성(親油性)과 약간의 친수성(親水性)을 보인다는 것이 어렵게 합니다. 그래서 물로 추출하는 커피에 있어 분쇄향(fragrance)과 추출향(aroma)에 상당한 괴리가 있고, 각종 향이 뒤섞여 있어서 추출을 어렵게 합니다.

저자는 완벽한 추출이란 원하는 성분은 최대한 녹여내면서, 원하지 않는 부분은 녹여내지 않는 기술이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추출 수율과 농도라는 개념을 언급하며, 재현성있는 추출을 위한 이론적 배경을 놓아주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커피 추출 도구 소개와 그에 따른 추출 변수는 무엇이며, 왜 그렇게 조절해야 하는지를 본문을 통해 알 수 있게 됩니다.

5. 커피공부, 무엇이 커피를 특별하게 하는가

고온에서 만들어지는 커피의 향은 커피만의 절대적인 매력 포인트인데, 특별히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커피를 더욱 특별한 존재로 부각시켰다고 언급합니다. 또한 커피만의 특별함을 생두 세포벽의 단단함으로 접근하는 저자 만의 접근 방식은 상당히 신선하기도 하고, 아주 개연성이 있습니다. 이 책은 커피 전문가를 지향하는 독자들에게 지식적인 배경을 놓아줄 수 있는 책으로서 충분하며, 하루도 커피 없이는 못사는 우리 일반인들에게도 신선한 영감을 부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저자는 커피 업계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커피의 향미를 속성별로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센서리 훈련을 통해 업계에서 사용되는 공통의 언어로 맛을 표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감각이 특출난 선택된 자들만의 특별한 영역이 아님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센서리 훈련에서 좌절을 경험하는 우리들을 어떻게 격려하고 있는지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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