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커피 블렌딩 만들기 2가지 방법

ㄴ업데이트 날짜 : 2024-06-17

나만의 커피 블렌딩 만들기라는 주제로 포스팅합니다. 커피 블렌딩이란 다양한 향미를 가진 커피들은 혼합하여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로스터는 블렌딩을 통하여 자기 만의 로스팅 철학을 표현할 수 있으며, 독창이 추구하는 독창적 시그니처 블렌딩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1. 블렌딩(blending)은 무엇이고, 왜 하는가?

선블렌딩을 위해 생두를 담아놓은 모습

블렌딩이란, 각각의 커피가 갖고 있는 향과 맛을 혼합하여 새로운 향과 맛을 창조하는 작업입니다. 이것은 커피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커피가 조화롭게 시너지를 이루도록 조정해 나가는 아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블렌딩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로, 커피 향미의 단순함을 보완하기 위함입니다. 파나마 게이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안 코나, 예멘 모카 등, 이름만 들어도 감탄할 만한 향미와 캐릭터를 가진 커피들입니다. 하지만 단종 커피의 밋밋함으로 인하여, 한 가지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커피들이 더 많습니다.

둘째로, 차별화된 자기 만의 향미를 추구하기 위함입니다. 숙련된 로스터들은 자신의 로스팅 철학이 담긴 자기 만의 시그니처 커피를 재창조하고 싶어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에 없던 자기 만의 향미를 내놓고 싶은 마음이 강렬합니다.

셋째로, 커피 작황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고, 상업적인 성공을 지속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원두커피 시장에서 매출을 받쳐주는 것은 카페에 납품하는 에스프레소 용도의 원두커피입니다. 로스터들은 대중적이면서도 구별된 시그니처 블렌딩 커피를 개발하여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일구어 놓은 블렌딩 커피가 블렌딩에 들어가는 특정 생두의 수급 불안으로 흔들리게 된다면 큰 타격이 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커피 생두가 작황이 좋지 않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러면 생두의 단가가 급등하거나, 심하면 공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기존의 납품처에 원두를 공급하지 못하게 된다면 큰 일입니다. 이 때 숙련된 로스터라면, 단가의 압박이 없으면서도 기존의 블렌딩 커피의 향미를 해치지 않는 수준의 대체 생두를 찾아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렇게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도, 평상 시 원가 절감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보다 저렴한 단가와 양질의 생두를 찾아서 블렌딩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향미와 뉘앙스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대체할 수 있는 블렌딩 기술을 익혀 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2. 블렌딩의 2가지 방식, 선블렌딩과 후블렌딩

나만의 커피 블렌딩을 만들기 위해 서로 다른 원두를 그릇에 담아놓은 모습, 후블렌딩

커피를 블렌딩하는 대표적인 방식은, 로스팅 시점을 기준으로 두 가지로 나눕니다. 로스팅을 시작하기 전에 생두 상태에서 블렌딩 하는 것을 선블렌딩이라 하고, 로스팅을 마친 뒤에 원두 상태에서 블렌딩하는 것을 후블렌딩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선블렌딩과 후블렌딩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선블렌딩
    • 각각의 생두를 비율에 맞춰 블렌딩 한 뒤에 로스팅을 진행합니다.
    • 장점
      • 로스팅 공정이 단순하여 작업 시간이 크게 단축됩니다.
      • 커피 원두의 색상과 향미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 원두의 손실률이 적으며, 재고 부담이 적습니다.
    • 단점
      • 생두의 특성이 다양하여 화력 기준을 정하기 어렵습니다.
      • 생두의 특성대로 각각 발현시키기가 어렵습니다.
      • 향미의 보완이 어렵습니다.
    • 기타
      • 대부분의 로스터리 카페에서 적용하기 용이합니다.
  • 후블렌딩
    • 각각의 생두를 로스팅한 뒤에 비율에 맞춰 블렌딩을 진행합니다.
    • 장점
      • 생두의 특성이 각각 발현되도록 로스팅 할 수 있습니다.
      • 캐릭터가 선명한 향미를 구현하기가 유리합니다.
      • 향미의 보완이 용이합니다.
    • 단점
      • 블렌딩한 생두 수 만큼 로스팅 공정이 늘어나 작업 시간이 길어집니다.
      • 커피 원두의 색상이 균일하지 않으며, 일정한 향미 유지가 어렵습니다.
      • 원두의 손실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재고 관리에 부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기타
      • 원두커피 단종 판매가 활성화된 업체에 유리합니다.

3. 나만의 커피 블렌딩 기법, 후블렌딩을 중심으로

커피 블렌딩이 적절한지 테이스팅하는 모습

이상에서 블렌딩의 2가지 방식을 로스터의 관점에서 장단점을 살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블렌딩 기법을 살펴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나만의 커피 블렌딩을 적용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커피는 블렌딩을 통하여 균형잡힌, 밸런스가 좋은 커피로 거듭날 수도 있고, 개성이 강화되는 커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밸런스가 좋은 커피는 대중성을 바탕으로 상업적 성공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많은 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반면에 개성있는 커피는 일부 매니아 층을 겨냥한다고 볼 수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화제를 이끌어 내기 위한 이벤트성 제품, 관련된 전시회 출품, 또는 대회용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후블렌딩 방식은 단품 브루잉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에게도 신선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갖고 있는 서로 다른 단품 원두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향미를 재창조하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 블렌딩을 적용하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원두커피는 크게 3가지 특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산미가 좋은 가벼운 커피, 바디가 좋은 묵직한 커피,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중성적인 커피입니다. 이렇게 세 가지 성향의 커피를 비율대로 조합하고 커핑해보면서 최적의 블렌딩 비율을 찾아가는 것이 원칙이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브루잉 커피로 향미를 평가하며 조절하면 됩니다.

간단한 블렌딩 방법을 소개합니다.

  • 산미가 좋은 원두와 바디가 좋은 원두를 50대50으로 혼합하여 추출합니다.
  • 맛을 본 뒤에 본인의 취향에 따라 비율을 달리하여 추출합니다. (40대60 또는 60대 40)
  • 최적의 비율이 나올 때 까지 비율을 조절하여 추출합니다.
  • 필요시 중성적 원두를 일정 비율 포함하여 추출합니다.
  •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서는 상당한 반복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 커피의 바디를 선호한다면, 바디가 좋은 원두와 중성적인 원두를 50대50으로 하여 시작합니다.
  • [팁] 나만의 브루잉 레시피를 설계했던 방법을 응용하여 약식으로 적용해 봅니다.
  • 3가지 성향의 원두를 각각 브루잉한 뒤에 적당 비율로 혼합하여 시음하여 선호하는 조합을 찾아냅니다. 그런 뒤에 원두 커피를 비율대로 블렌딩하여 브루잉하여 비교합니다. 세부 조정을 거쳐 나만의 커피 블렌딩을 확정합니다.

결론적으로 블렌딩을 테스트할 때, 하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밸런스가 좋은 커피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개성이 강한 커피를 만들 것인지를 정한 후에 최적의 조합이 나올 때 까지 진행합니다. 또한 최대 5가지 이상 블렌딩하거나, 비슷한 뉘앙스의 커피를 블렌딩하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식품의 경계가 무너지다보니, 이종 간의 블렌딩도 도전해 보는 개척자들이 종종 나옵니다. 차와 블렌딩하여 추출하거나, 좋아하는 생 과일이나 동결건조 과일과 블렌딩하여 추출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한 조합입니다. 고소한 맛의 대명사인 볶은 아몬드와 블렌딩하여 추출해보는 것도 개인적으로 도전 해보고 싶네요.

[참고 자료]

  • 전광수의 커피 로스팅
  • 유승권의 로스팅 크래프트

[함께 보면 유익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