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잉 용품과 디게싱 기간 [TK#7]

업데이트 날짜 : 2024-06-26

브루잉 용품과 디게싱 기간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추출에 사용하는 필터나 디게싱도 커피의 맛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됩니다. 각각의 특성을 보여주는 세 종류의 필터를 살펴보고, 그라인더 타입에 따른 선택, 잔의 형태가 주는 미묘한 차이, 디게싱에 대해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브루잉 용품, 페이퍼 필터 선택

추출에 영향을 주는 페이퍼필터, 핵심 브루잉 용품인 필터 간에 유속의 차이가 존재한다.

커피를 추출하는 드리퍼가 다양하게 존재 하듯이, 추출에 사용하는 핵심 브루잉 용품 필터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종이 필터들 사이에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서로 간에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커피 오일이나 미분을 거르지 못하는 특성을 가진 필터는 보다 복합적이고, 시럽 같은 무게감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커피 오일이나 미분을 잘 거르는 필터는 보다 클린하고, 선명한 산미를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필터 간의 우열을 가리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필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브루잉 용품으로 필수품인 콘 형태의 3가지 필터를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하리오 필터(일본), 킨토 필터(일본), 그리고 최근에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회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시바리스트 필터(스페인)입니다.

하리오 필터는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일반적인 필터입니다. 그에 비하여 킨토 필터는 보다 거칠고 단단한 특성이 있습니다. 반면에 시바리스트 필터는 보다 부드러우면서 굉장히 빠른 유속을 보여줍니다. 필터 포장지에 추출되는 특성(fast & slow)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필터를 혼용하는 것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필터의 특성에 따라 레시피가 달라져야 하고, 일관성 있는 추출에 혼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갈색 필터의 경우에는 종이 냄새가 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좀 더 긴 린싱을 가져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원두 분쇄에 사용하는 그라인더(feat. burr)

플랫버와 코니컬버의 모양 비교

세상에는 수 많은 종류의 커피 그라인더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플랫버(flat burr) 그라인더이고, 하나는 코니컬버(conical burr) 그라인더입니다. 이 두 가지 타입의 그라인더의 차이점과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 플랫버(flat burr) 그라인더의 특징
    • 평평한 날이 맞물려서 분쇄되는 방식
    • 분쇄된 입자가 평면적인 형태를 나타냄
    • 성분이 추출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림
    • 신맛이 더 추출되고 실키한 경향
  • 코니컬버(conical burr) 그라인더의 특징
    • 원뿔 모양의 날로 분쇄되는 방식
    • 분쇄된 입자가 입체적인 형태를 나타냄
    • 성분이 추출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름
    • 단맛이 더 추출되고 마우스필(mouthfeel)이 좋은 경향

3. 컵의 형태가 맛에 미치는 영향

브루잉 용품으로 커피를 담아내는 컵은 디자인 측면에서 아주 다양한 모양으로 출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향미적인 측면에서도 컵의 형태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일한 커피라도 컵의 형태에 따라 어떻게 다른 뉘앙스를 주는 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입구가 두툼한 컵
    • 단맛, 향미, 마우스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줌
    • 라운드한 텍스쳐, 묵직한 바디
  • 입구가 얇은 컵
    • 산미, 클린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줌
    • 부드러운 실키, 가벼운 바디
  • 입구가 좁은 컵
    • 와인 잔 형태로 향을 지키는 구조
    • 아로마를 느끼기에 유리
  • 입구가 호리병 모양인 컵
    • 플레이버를 지키는 구조
    • 커피가 빠르게 들어오는 구조로 더 많은 향을 찾기에 유리하고, 천천히 들어오는 구조는 단맛을 느끼기에 유리한 구조가 됨

4. 에이징(aging), 디게싱(degasing) 기간

커피는 로스팅 이후 계속해서 변해 가는데, 이를 에이징(aging) 또는 디게싱 기간이라고 합니다. 에이징은 커피 향미의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선한 커피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묵은 것이 좋다는 뜻도 아닙니다. 로스팅 후, 1달이 지나면, 커피의 맛은 변화합니다. 맛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일 새로운 커피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필터 커피를 즐기는 경우에 있어서라면, 저는 로스팅 후 1~2주일 정도 디게싱 기간을 거친 원두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기신다면 2~3주 에이징된 원두를 추천합니다.

제가 브루잉에서 갓 볶은 커피를 추천하지 않는 것은, 원두 안에 너무 많은 가스가 차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커피를 부르잉하면 소위 커피빵이라고 하는 형태로 급격히 부풀어 오릅니다. 이 모양은 시각적으로 좋은 인상을 주지만, 꼭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왜냐하면 이런 가스가 커피의 좋은 성분 추출에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로스팅 후 1주일 정도는 지난 커피를 추천합니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인 기준일 뿐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어떤 커피는 1주일이 최적일 수 있지만, 어떤 커피는 3주가 최적일 수도 있습니다.

최고의 디게싱 기간은 원두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집니다. 로스팅 정도, 로스팅 스타일, 보관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관 용기의 색상, 밸브의 유무, 빛 차단 유무가 디게싱 기간에 영향을 줍니다.

만일 냉동실에서 보관하다면 디게싱 기간은 더 길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에이징에 베스트 타이밍을 찾았다면 냉동 보관을 추천합니다. 냉동 보관은 더 이상의 에이징을 멈추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할 것은, “신선한 커피가 최고는 아니다.” “커피는 각각 최고의 타이밍을 갖고 있다.”입니다. 만일 갓 볶은 커피를 바로 사용해야 한다면, 분쇄한 후, 몇 분을 기다린 뒤에 추출을 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니면, 과다한 가수 분출로 인해 유속이 느려질 것을 예상하여 보다 거친 분쇄를 가져가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한두 달이 경과한 커피를 사용해야 한다면, 가스가 거의 없어서 유속이 상당히 빨라질 것을 예상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다 곱게 분쇄하여 추출하면 유속이 느려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포스팅을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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